[부산 여행기] 05. 01. 태종대는 등대를 보러가는 곳인가

2020. 5. 2. 19:52여행기/2020 Busan


아침 하늘이 칙칙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무료 조식은 기대에 못 미쳤고, 전날의 피로가 굉장해서인지 체크아웃 시간까지 여유롭게 누워있다가 태종대로 느지막히 떠나기로 했다.

 

10시 반 쯤 도착한 태종대. 하늘에는 여전히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것들이 자욱했고, 아침 산책이나 할 요량으로 태종대 안쪽으로 들어갔다.

오르막길 오른편으로 늦은 브런치를 즐기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 약간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본체만체할 정도로 태연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식사를 방해하게 될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하늘도 바다도 희뿌연 가운데 트로트를 크게 틀고 달리는 배 한 척. 어디서 탈 수 있는 건지는 몰라도 별로 타고 싶지 않았다.

습도가 높아서였는지 바람이 불어도 그렇게 시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니까 비로소 바람이 차게 느껴졌다.

 

오륙도에서 제대로 못 봤던 등대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었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바다와 해안, 건물이 아름답게 배치된 곳이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안개가 섞어버렸다.

하루종일 서서 바다만 봐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날씨가 꽤 더웠기 때문에 안내를 따라 천천히 오르막길을 걷고, 쉬고, 걷고, 쉬고.

 

태종대 앞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그야말로 무난한 밀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