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여행기] 07.26. 잿빛 하늘
분무기로 흩뿌리는듯한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흔한 날씨인 듯 행인 중 우산을 든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 자연스레 이방인의 눈에도 우산을 든 사람들이 이방인처럼 보였다. 비가 오는 날이 잦아서일까. 첫 목적지인 레닌 동상 앞으로 향했다. 묵었던 젬추지나 호텔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데, 늘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서 사진을 찍는 곳이기 때문에 지나치기가 오히려 어려운 곳이다. 저 멀리로 커다란 역사(驛舍)가 보이고 그 뒤로 거대한 금각만 대교까지 보인다. 교통량이 많은 곳 같았는데 관광버스까지 가세하니 그야말로 시장바닥을 방불케 한다. 저 먼 남동쪽 부동항을 향해 손가락을 뻗고 있는 레닌 동상 앞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자본주의적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장면이 희극인..
2019.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