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30. 18:07ㆍ여행기/2019 Vladivostok
녹슨 펜스부터 금빛 돔 지붕 성당까지 그야말로 여러 면모가 한 장에 담겼다.
바다를 볼 때마다 어디엔가 군함 같아 보이는 회색 철선이 떠 있다.
10년쯤 후에 다시 와 보면 그때는 많은 게 달라져 있을까.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과 사도 성 안드레아 소성당을 보고 조금 더 동쪽으로 향했다.
Svetlanskaya 거리를 따라 가다가 버거 군주가 보이면 다음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 푸니쿨라를 타러 갈 수 있다.
독수리 전망대는 너무나 유명한 장소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지도로 전망대 찾아가는 길을 보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데, 이 정도의 명소는 실제로 찾아가 보면 길 찾기가 쉬운 편이다. 사람들 등만 보고 따라가면 되기 때문!
눈치 싸움해가며 사진 찍을 장소를 물색하는 것보다 차라리 푸니쿨라 정거장 옆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게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전망대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날이 개기 시작했다.
푸니쿨라 정거장을 오른쪽에 두고 언덕을 천천히 내려가면 러시아 가정식으로 유명한 그 식당 BabMasha를 볼 수 있다. 유난히 귀여운 민트색의 외관과 아늑한 인테리어를 갖춘 레스토랑으로, 종업원도 매우 친절하고 음식이 맛있다.
SNS를 쓰지 않는 나에게도 딱 보자마자 인스타에 올리면 좋겠다 싶은 곳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예쁜 식당을 동네방네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만! 종업원 분들이 상당히 영어를 잘하시기 때문에 크게 부담 갖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식당이었다.
식당 내부에는 마샤 할머니의 젊은 시절과 혁명의 아버지인 레닌의 사진이 걸려있고, 옛날의 소련을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소품들이 많았다.
늘 러시아에서 맛 보고 싶었던 세 가지 고기 요리 중 하나인 스트로가노프를 주문하기로 했다.
왼쪽은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샐러드, 오른쪽은 감자 샐러드가 고구마 무스만큼이나 부드러웠던 비프 스트로가노프. 크림이 부담스럽지 않고 풍부한 맛을 돋워준다. 양이 조금 적긴 한데 그렇다고 다 먹고 나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5% 할인이 되는 모양이다.
아르세니예프 향토 박물관을 방문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곳인데, 연해주에서 보낸 3박 4일 동안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역사를 전공하거나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여진과 관련된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고,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도 국가에 종속된 역사가 아닌 지역사의 관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같다.
입장료는 400루블로 조금 비싼 편.
박물관에서 고양이를 키우는지 사람 화장실 앞에 고양이 화장실도 놓여있었다.
전날 걸었던 거리를 멀리서 다시 한번 보았다. 다시 봐도 관람차와 놀이공원이 의외의 장소에 붙어 있다.
간단히 저녁 식사 전 산책을 하고 조지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Сациви사치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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