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여행기] 07.27. 파란하늘?

2019. 7. 30. 18:07여행기/2019 Vladivostok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동쪽 끝이라고 하는 블라디보스토크역.

녹슨 펜스부터 금빛 돔 지붕 성당까지 그야말로 여러 면모가 한 장에 담겼다.

바다를 볼 때마다 어디엔가 군함 같아 보이는 회색 철선이 떠 있다.

10년쯤 후에 다시 와 보면 그때는 많은 게 달라져 있을까.

 

 

우수리 극장이 보인다. 라이온킹을 상영하고 있었다.

 

 

혁명광장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는 길. 초록색 뾰족 지붕이 굼 백화점 건물이다.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과 사도 성 안드레아 소성당을 보고 조금 더 동쪽으로 향했다.

Svetlanskaya 거리를 따라 가다가 버거 군주가 보이면 다음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 푸니쿨라를 타러 갈 수 있다.

 

 

가는 길에 마주친 떼껄룩!

 

 

독수리 전망대는 너무나 유명한 장소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지도로 전망대 찾아가는 길을 보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데, 이 정도의 명소는 실제로 찾아가 보면 길 찾기가 쉬운 편이다. 사람들 등만 보고 따라가면 되기 때문!

눈치 싸움해가며 사진 찍을 장소를 물색하는 것보다 차라리 푸니쿨라 정거장 옆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게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전망대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날이 개기 시작했다.

 

푸니쿨라 정거장을 오른쪽에 두고 언덕을 천천히 내려가면 러시아 가정식으로 유명한 그 식당 BabMasha를 볼 수 있다. 유난히 귀여운 민트색의 외관과 아늑한 인테리어를 갖춘 레스토랑으로, 종업원도 매우 친절하고 음식이 맛있다.

맑은 하늘과 어울리는 민트색의 귀욤귀욤한 외관. 유리창에서 한글도 발견할 수 있다.
아담한 리본이 달린 메뉴판. 영어 메뉴는 두 개 있다고 했다. 한국어는 없는듯.

SNS를 쓰지 않는 나에게도 딱 보자마자 인스타에 올리면 좋겠다 싶은 곳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예쁜 식당을 동네방네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만! 종업원 분들이 상당히 영어를 잘하시기 때문에 크게 부담 갖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식당이었다.

식당 내부에는 마샤 할머니의 젊은 시절과 혁명의 아버지인 레닌의 사진이 걸려있고, 옛날의 소련을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소품들이 많았다.

늘 러시아에서 맛 보고 싶었던 세 가지 고기 요리 중 하나인 스트로가노프를 주문하기로 했다.

 

왼쪽은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샐러드, 오른쪽은 감자 샐러드가 고구마 무스만큼이나 부드러웠던 비프 스트로가노프. 크림이 부담스럽지 않고 풍부한 맛을 돋워준다. 양이 조금 적긴 한데 그렇다고 다 먹고 나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5% 할인이 되는 모양이다.

 

햇빛이 강렬해지니 아무리 고위도라도 덥게 느껴졌다.

 

 

박물관 화장실 앞. 꼼꼼하게 꾸며놓았다.

아르세니예프 향토 박물관을 방문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곳인데, 연해주에서 보낸 3박 4일 동안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역사를 전공하거나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여진과 관련된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고,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도 국가에 종속된 역사가 아닌 지역사의 관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같다.

입장료는 400루블로 조금 비싼 편.

박물관에서 고양이를 키우는지 사람 화장실 앞에 고양이 화장실도 놓여있었다.

 

 

 

파란 하늘은 몇 시간 만에 다시 자취를 감췄다.

전날 걸었던 거리를 멀리서 다시 한번 보았다. 다시 봐도 관람차와 놀이공원이 의외의 장소에 붙어 있다.

간단히 저녁 식사 전 산책을 하고 조지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Сациви사치비로 향했다.

 

국립 연해주 미술관의 왼쪽 골목을 통해 공사장 앞까지 걸어가서(左), 오른쪽으로 돌아 믿음을 갖고 걸어가면 나오는 조지아 레스토랑 Сациви(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