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5. 23:04ㆍ공놀이/Articles
바이에른이 한 시대를 끝낸 것일까? 이 날의 승리는 그 어느 예측보다도 지배적이었다.
토마스 뮐러, 핵심적인 빅게임 플레이어
독특하고, 괴상하고, 치명적인 토마스 뮐러가 디사 한 번 바이에른의 빅 게임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드디어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인 스트라이커의 뒤에 배치된 라움도이터는 바르셀로나의 대결에서 바이에른 팬들이 최상의 적수를 챔피언스 리그에서 만났을 때 잃었던 핵심을 보여줬다.
두 골과 하나의 도움으로는, 뮐러가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박살내며 제라르 피케와 클레망 랑글레의 심장에 공포를 심어놨던 압도적인 활약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공간에 대한 천부적인 이해를 타고난, 서른 살의 베테랑 뮐러는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카탈루냐의 수비진을 쉽게 제거해버렸다. 바르셀로나 수비진이 뮐러를 막지 못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 폼이 올라온 뮐러를 상대로 공간과 전술 이해도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란 없다. 뮐러의 폼, 기술, 신체능력은 전체적으로 조금씩 부족할 수 있지만, 뮐러의 천부적인 두뇌는 메시의 드리블, 호날두의 클러치 능력에 비견될 자산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한지 플릭 감독에게 감사해야 한다. 뮐러가 바이에른을 떠날 것처럼 보였던 나날은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니코 코바치 체제에서, 뮐러는 벤치로 밀려났고 선발 기회를 겨우 따낼 수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플릭 감독이 부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플릭 감독이 언론에게 한 첫마디는 '뮐러는 기회를 받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연쇄효과가 시작됐고 가장 거대한 두 팀 간의 대결에서 8-2라는 압도적인 승리까지 올 수 있었다.
한지 플릭 감독은 고개를 높이 치켜들 자격이 있다! 플릭은 바이에른의 레전드를 지켜냈고, 바이에른의 가장 특별한 선수를 다시 전선에 복귀시켰다.
우왕좌왕하며 자금을 낭비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더불어 수억 유로를 이렇게 써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가 되었다. 각 €120m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앙투안 그리즈만과 우스망 뎀벨레는 선발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한 때 치명적인 스트라이커였던 루이스 수아레즈는, 조금 더 신체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잘 갖춰진 바이에른 수비수들을 상대하기에는 늙고 느려보였다. 바르셀로나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꼽히는, 프렝키 데 용은 자신의 몸값의 1/3 수준의 바이에른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티아고 알칸타라 + 레온 고레츠카 + 토마스 뮐러 = €25m)
프렝키 데 용과 안수 파티를 제외하면 확실한 영건이 없다는 점은 바르셀로나에게 걱정거리일 것이다. 게다가 바르셀로나가 가진 자원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임대된 필리페 쿠티뉴가 그 예가 될 수 있는데, 쿠티뉴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골에 기여했고 바르셀로나의 골망을 두 번 흔들었다. 쿠티뉴가 바르셀로나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10년여 만에 무관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리오넬 메시의 노쇠화가 빨라지고, 재정적인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바르셀로나가 최정상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하락을 막지 못한다면, 또 다른 AC 밀란의 이야기가 반복될 것이다.
바이에른의 수비는 여전히 위태롭다
바이에른이 2 실점만을 허용했고, 알폰소 데이비스가 초신성으로 떠올라 미친듯한 돌파와 요슈아 키미히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지만, 한지 플릭 감독은 수비진의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붕괴되기 전까지, 이들은 플릭 감독이 주문한 높은 수비라인 사이로 몇 차례의 스루패스를 선보였다. 비록 높은 수비라인이 바르셀로나의 중원 지배를 막기 위한 전술적인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처럼 수준 높은 윙어를 보유한 전술적인 팀들을 상대할 때, 바이에른의 높은 수비 라인은 팀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요슈아 키미히가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올라갈 때 그 뒤에 남는 광활한 공간이다. 이 날 하나의 득점과 도움을 기록한 키미히의 공격 기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밀고 올라가려는 키미히의 성향으로 인해서 바이에른은 오른쪽 측면에서의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 특히나 키미히는 알폰소만큼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스피드를 갖추지는 못했다. 이러한 부분이 바르셀로나가 바이에른의 중원 압박을 벗어나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발단이 되기도 했다.
바이에른은 압도적인 점수차를 기록한 경기에서도, 특정 부분에서 난조를 보였다. 다비드 알라바와 제롬 보아텡은 시즌 내내 보여줬던 것만큼 견고한 모습이 아니었고, 이는 준결승전에서 한지 플릭 감독이 니클라스 쥘레의 선발을 고려하게 만든 부분이다. 여전히 바이에른의 경기력은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Mia San 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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